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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처음에 자기소개를 할 때 첫사랑 얘기 등등 개인적인 얘기를 묻지 말라고 한다.
딱히 못할 이유는 없지만, 쓸 데 없이 수업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미리 얘기를 해두는 편이다.
하루는 한 학생이 여태까지 살면서 사랑을 총 몇 번 해봤냐는 질문을 했다.
내가 대답을 빨리 못하니까 '이루어진 사랑'만 알려달라고 했다.
'이루어졌다'라는 기준이 뭐냐 되물으니 학생들의 토론이 시작되었다.
처음에는 '사귄' 것이 곧 사랑이 이루어진 것이라 했다가,
그러다 헤어지면 사랑이 이루어진 게 아니냐 하니 이제는 또 결혼을 해야 사랑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.
그렇다면 이혼을 하면- 또 사랑이 이루어진 게 아니냐 하니,
결혼을 해서 잘 살다가 죽어야 사랑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.
그렇게 따지면 아직 한 번도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고 답을 해줬고,
다들 재미없어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