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릴 때 나는 선생님의 꿈을 가지고 있었고,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범대에 진학했다.
졸업하면서 당연하게 임용시험을 준비하게 되었고, 학원비를 벌기 위해 간간이 시간 강사로 일을 하게 되었다.
한 번은 한 공업 고등학교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.
어느 날, 한 학생이 유난히 시끄럽게 떠들어서 일으켜 세워 내가 방금 한 말이 뭔지 물었고,
학생은 당연히 대답을 하지 못했다.
앞으로 수업 시간에 집중하라고 얘기를 하고 앉으라고 했는데, 그 학생이 모든 학생이 들리게 큰 소리로 나에게 'ㅅㅂ년'이라고 욕을 했다.
어린 학생에게 그런 욕을 들은 것도 화가 나고, 내가 특별히 무례하게 말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니 억울했고, 무엇보다 내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했다.
나는 그 학생을 교무실로 불러 초록색 검색창에 'ㅅㅂ년'의 정의를 찾아 주었다.
정의를 읽어주며, 내가 한 행동 중 어떤 부분이 그렇다고 느껴서 그렇게 말을 한 것이냐 물었다.
교무실의 모든 선생님들의 집중을 받은 그 학생은 짜증을 부렸고, 나는 상황에 맞지 않는 욕을 한 것에 대해 사과를 받았다. 그날따라 퇴근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.
내가 욕을 하거나 체벌을 한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심한 말을 들었다면, 앞으로 교직 생활을 하면서 그런 말을 또 안 듣는다는 보장이 없었다. 대학교를 갓 졸업한 당시의 나는 학생들과 나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그냥 사촌 동생과의 다툼 정도로 느껴질 수 있지만, 나중에 30대가 되고, 40대, 50대가 되어 똑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에는 화가 더 나지 않을까?
나이 차이가 더 나면, 기분이 더 나쁘지 않을까?
오늘은 화가 나서 그 학생을 불러 'ㅅㅂ년'의 정의를 찾아보게 했지만, 그게 과연 옳은 방법이었을까?
그렇다면 어떻게 말을 하는 게 좋았을까?
수 년이 흐른 지금도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은 교육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.
저 날의 저 사건은 나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서 선생님이 되는 것을 포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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